스페인 왕족의 일상 엿보기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은 왕실 박물관에 전시됐던 수많은 회화와 조각 작품들이 소장돼 있습니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유럽 회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동선이 짜여 있는데요. 스페인 왕가의 높은 예술적 취향을 보여줍니다. 고야·뒤러·보스 등 유명 화가들의 그림이 수없이 전시돼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
- ▲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1656년).
이곳에는 특히 스페인 왕족들의 초상화가 많습니다. 카메라가 발명되기 전 왕가에서는 왕과 그 가족들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궁정화가를
두었지요.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년)는 스물 네살의 나이에 궁정화가로 부름을 받게 되었고, 펠리페 4세의 초상화를 최초로
의뢰받았어요. 이 그림을 성공적으로 완성하면서 그는 왕을 그릴 수 있는 유일한 화가가 됩니다.
미술관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
'시녀들'은 다섯 살배기 공주 마르가리타가 두 명의 시녀들과 난쟁이들의 시중을 받는 모습을 중심으로 여러 사람을 그린 그룹 초상화입니다. 그림
속에 붓을 들고 있는 벨라스케스를 보는 순간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본 '조반니 아르놀피니의 초상'을 그린 화가 얀 반 에이크가 생각났어요.
모두 그림을 그린 화가가 직접 작품 속에 참여한 재미난 작품이지요. 마르가리타 공주의 귀엽고 순진한 모습이 너무나 예뻐서 한참을
바라봤어요.
피카소는 이 작품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44번이나 모방작을 그렸다고 해요.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서 피카소가 그린
'시녀들'도 볼 수 있었는데요. 피카소가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어 큰 수확이었습니다. 또 마네는 '나는 나의 회화적 이상을
벨라스케스 안에서 발견했다'고 말했어요. 마네가 그린 '풀밭 위의 점심식사'에는 벨라스케스의 회화기법이 녹아있어요. 벨라스케스와 피카소, 그리고
마네의 그림을 서로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무척 재밌을 겁니다.
- ▲ 프라도 미술관 전경.
>>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
●주소: Paseo del
Prado s/n, 28014, Madrid
●입장시간: 월~토 10:00~20:00, 일요일·공휴일
10:00~19:00
●휴관일: 1월 1일, 5월 1일, 12월 25일
●공식사이트: www.museodelprado.es
공동기획 | 소년조선일보·홍선생미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