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

제목
작성자
홍선생교육
등록일
2015-09-03

사업 성공 후 미술후원자로… 라파엘·렘브란트 명작 수집

기사입력 2015-09-03 03:02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 존 줄리어스 앵거스틴 <연재 끝>

영국 런던의 명소를 꼽을 때 트라팔가르 광장을 빼놓을 수 없다. 1841년 완성된 이 광장은 1805년에 벌어진 트라팔가르 해전 승리를 기념해 만들어진 곳으로 런던의 중심지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내셔널 갤러리는 바로 이 트라팔가르 광장을 끼고 있다.

내셔널 갤러리는 '최대 강국인 영국 수도에 미술관이 없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 영국 하원의원들이 적극적으로 기금을 모으며 건립 운동을 벌인 덕분에 1824년 문을 열었다. 내셔널 갤러리의 첫 작품은 1824년 영국 하원의사당이 은행가이자 수집가인 존 줄리어스 앵거스틴(1732~1823)에게서 구매한 그림이었다. 당시 앵거스틴이 내놓은 38점의 그림 값은 6만 스털링 파운드(당시 영국 화폐였던 은화)에 달했다.

앵거스틴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15세 나이에 영국에 이민 와 어느 상인의 집에서 일했다. 21세 때 그는 런던에 있는 로이드 커피하우스(Lloyds coffee house)를 인수해 사업을 번창시켰으며, 35세가 되던 해에는 로이드 은행의 공동 설립자가 됐다. 성공적인 사업가가 된 그는 자선사업가이자 미술후원자로 여생을 보내게 된다. 화가인 토마스 로렌스의 도움으로 티치아노, 라파엘, 렘브란트, 루벤스, 벨라스케스 등의 명작을 수집한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는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그림 2300여 점이 시대·지역별로 잘 정리돼 있다. 우리가 서양 회화 역사를 배우며 이름을 들어본 화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 건축가 알베르티는 저서 '회화론'에서 "그림이란 '열린 창'과 같다"고 했는데, 내셔널 갤러리에서는 '화가들이 보는 세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원근법이 발명되기까지의 흐름과 발명된 후 정치, 경제, 문화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나라별 화가들의 작품을 보다 보면 내셔널 갤러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미술은 앞 세대와 다음 세대 사이의 융합과 변화의 과정이다. 바로크 시대 화가 카라바조는 미술사를 통해 가장 신비롭고 혁신적인 화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카라바조의 그림을 본 후 루벤스, 할스, 렘브란트, 베르메르, 벨라스케스의 그림을 보고, 이어서 마네, 피카소의 작품을 보면 저절로 미술의 흐름을 알게 된다. 단, 서양 미술사를 잘 이해하려면 먼저 세계사를 공부하고 성경을 읽는 게 좋다. 세계사에 나타난 전쟁의 흐름을 보면 경제의 흐름도 알게 되는데, 미술이 전성기를 맞이한 곳은 경제 상황도 최고조를 보인다.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의 인생을 반추하면 대부분 기업을 통해 돈을 버는 일에 열중하다가 훗날 예술품 수집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아무리 많은 작품을 개인적으로 소장해도 만족하지 못하다가 결국 박물관에 기증하고서야 정신적 만족감을 얻었다. 또한 그 박물관이 존속하는 한 기증자의 이름도 역사에 남아 계속 빛을 발하게 된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처럼, 세계 곳곳의 박물관에는 미술을 사랑한 기업가들의 이름이 남았으며, 그들이 선물한 가치 있는 미술품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홍선생미술: 1588-0088 www.eduhong.com

[여미옥 홍선생미술 대표]

[조선닷컴 바로가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기사링크(모바일) :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3&aid=0003039784

※ 기사링크(PC)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02/2015090202598.html